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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jaye syo 2009. 8. 23. 22:07

들쑤셔지기는 대학로만한 곳이 또 있을까?

난데없는 실개천이라니?

저 집채만한 육중한 돌을

윤기 자르르 흐르도록 갈고 닦아

길 한복판을 성벽을 쌓듯

갈라놓은지 불과 몇해만에

포크레인 동원해 쑥쑥 뽑더니

오늘아침 출근길 말끔하게 치우고

비닐 푸른천 쪼가리로 상처를 덮어놓았다

날마다 파헤치고 덮고를 반복한다

얼마전엔 싸구려 조각품을 설치하느라 법석이더니

인도에 구불구불 푹씬한 푸른색 우레탄을

물길인냥 깔아놓더니

얼마나 되었다고

신나게 걷어내고는

웃기지도 않게 실개천을 만든단다

역시 우리민족은 참을성이 많다

 

청계천

광화문 돌깔개 광장

대학로 실개천

서울시장이 하는 일이 고작 이따위 일이라면

거 시장해먹기 누워서 떡먹기다

 

우리의 교육이 꼭 대학로의 운명을 닮았다

맨날 뜯어고치다 날이샌다

북경에서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영어 일본어 한국어 표준중국어를 완벽하게 가르치는 사교육이 대유행이란다

일류를 향한 조기교육이라나?

의지의 한국인이 창안하여 돈을 갈퀴로 긁고있다는 소식이다

슬픈일이다

언제부터 우리의 가치관이 전도되었을까?

돈이 명예를 대신하는 인생의 전부인줄 알고있다니

대학로를 지나며

가뜩이나 더운날

부아가 부글부글 끓는다

 

해뜨기 직전 중천에 걸린 하현달

얼마전 일식이 꼭 저런 형태로 잠식되었었는데....

 

기대에 부플었던 장엄한 일출은 일찌감치 물건너갔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