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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언니의 춘정

jaye syo 2009. 8. 22. 02:32

- 결정적인 순간에 넘어뜨리는 거지 뭐 그러면 넘어가지 않고 못 배길걸

62~3세쯤 된 할머니 연세인데 주름이 없고 팽팽한데다가 그 왕언니의 말을 빌리자면

아직도 처녀시절의 피부를 자랑한다고 한번 만져보라고 팔을 걷으며

새로 사귀는 멋진 남자에 대해 쑥스러워 하면서도 달변으로 의견을 물어온다

노신사는 75세인데 건장하고 깨끗하게 늙었고 교양이나 지적인 수준이 자기가 한쪽으로 기울 정도로 높은 편이고

자녀들 다 시집장가 보내고 근래에 상처를 하여 넓고 근사한 집에서 홀로 살고 있단다

- 지금도 운동을 꾸준히 하여 군살하나 없어 젖도 전혀 쳐지지 않았다니까

친구딸 시집보내는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하는 자리인데

이 나이에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괜찮을까? 하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자신의 외모와 속살까지도 자랑삼아 떠벌린다

우리 일행은 한마디씩 해준다

"아 그런 것은 누구에게 물어볼 것도 없어 그냥 꼴리는대로 해"

"이미 결심을 굳히고서 뭘 물어"

"남녀의 일은 신중해야 돼 더 자세히 알아보고 결정하는게 좋아"

"뭘 더 알아 봐 저 말하는 걸보니 지가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 더 볼것도 없어 그냥 그 노신사집에 들어가서 살아"

"그런데 그 노신사는 확실히 언니를 좋아하긴 해?"

- 응 좋아하는 것 같아 그게 확실하지 않더라도 노신사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 자신은 있어

그러면서 하는 말씀이 노신사를 넘어뜨린다는 것이었다

참 대단하다

오전에 그 왕언니에게서 전화가 왔기에 결과가 궁금하여 노신사와의 로맨스가 잘 진척되느냐 물었더니

아 뭐 그냥 그래 전화로 보다 나중에 만나서 얘기할께 한다

목소리만은 경쾌하다

 

저 높은 창틀에 앉아 위태롭게 필기를 하고 있어 공연히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