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오죽 틈새로
해맑은 목 길게 빼고는
해마다 이맘때
내 좋아하는 연분홍 빛으로
헤픈 입 쩍 벌리듯
곱게 곱게
해뜰무렵부터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긴긴 기다림에 지쳤던
참다못한 발광이
간밤에 터졌나보다
칠월 녹음이야 말할 것도 없지
느닷없이 솟아나는 네 모습은
죽순을 닮았다 할까?
원추리 참나리가
아무리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한들
하룻만에 불쑥 솟아
여리게 은은하게 피는
당현종 뻑 가게 한
양귀비의 속살같은 꽃잎
꼬박 일년의 세월이야
그래 사랑은 기다림이라더라
상사화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