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도 좋아요
대문간 건너편 흔들의자에 앉아
춧점잃은 눈동자 히번떡 이리저리 굴리며
씨부렁 삿대질
- 내가 언제 그랬어 니들이 그랬잖아
뭔 한이 저리 맺혔을까?
귀신이라도 불러 하소연 하는 것일까?
쉴새없이 떠들어요
- 아나 이것들아 니들이 뭘 알기나해?
귀를 쫑끗 열어놓았지만
대화하듯 호통치듯 씨부리는 말
쉬워도 알아듣지 못하고
저 가련한 사람
측은하게 쳐다보기만 합니다
울분일까?
미쳤을까?
지긋지긋한 정신병원을 뛰어나온 것일까?
kbs 소통을 위한 토론이라나?
말잔치 화려하게 되려 엉뚱해요
비맞은 호박넝쿨
기세좋게 뻗어 주변을 휘감아
고개 쳐들고
저 미친사람처럼 안하무인
열라는 호박은 안 열고
잔뜩 흐린날
방송도
사람도
호박도
날궂이에 미쳐있어요
농사일이란 땅과 한몸이 돼야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요놈은 숨어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