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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술

jaye syo 2009. 7. 17. 22:09

- 형씨보다는 ......

형씨

이삼십대 한창 목에 힘들어갈 무렵 흔히 주고 받던 어찌보면 매우 친근한 호칭이련만

하두 오랜만에 들어서인지 어색함을 넘어 깡패소굴에 발을 들여놓은 듯 내심 불편함이 밀려옵니다

이녀석 사람볼줄 아네?

 

상차림이 근사합니다

복분자술병이 띄엄띄엄 놓여있어요

자동차에 편승하는 즐거움이란 좋은 술 한잔 홀짝 마셔도 된다는 심리의 안정감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 고속기차의 불편함은 악명이 높아요

비좁은 좌석은 그렇다쳐도 흐리고 음습한 날 에어컨은 왜 그리 세게 틀어대는지 멀쩡한 여름날 감기기운이 감돌아 기분이 좋지않습니다

첨단은 무슨 얼어죽을 첨단

곤요로워진 몸뚱아리는 잘차려진 상에 놓인 복분자술에 관심을 보이는군요

두잔을 마셨더니 서서히 더워지며 혈기가 벌떡입니다

예전에도 격었지만 남도사람의 그 싸가지없는 말투는 나 같은 외지인에게는 비윗짱이 뒤틀리지요

 

세상이 좋아진 것인지

꼴리던 성질이 수그러든 것인지

형씨라는 한마디는 무수한 옛일을 저 고속기차보다도 더 빠르게 쫙 펼쳐놓고야 말았습니다

초등학교지만 소위 선생이란 위치에 있었던 녀석이 남도토박이 아니랄까 말 한번 거칠어요

백거이가 좌천되어 저 습한 시골에 머물때 멀리서 찾아온 지인과의 이별이 아쉬워

뱃머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석별을 달래는데

은은하게 들려오는 수준있는 비파소리에 귀가 번쩍

시골인들 산새 들새가 없으랴만 온통 잡새소리뿐이라 하더니

그 심정 알 것 같습니다

 

북분자술은 경직된 몸을 확 풀어놓더니

고속기차의 냉방에는 도루묵이 되어

눈껍풀만 냅다 누르더니다

 

자동차안에 좋은 술 그냥 있더이다

 

 

눈매가 무섭습니다

 

독수리과에서 분화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