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대사관 덕수궁터에 건립결사반대 -
불교신문 자유게시판에 진관스님이 기고한 2002년 9월 3일자 글의 제목입니다.
엇그제 이미 헐린 한국일보건물앞, 풍문여고를 지나 경복궁을 무심코 지나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요.
울창한 나무들로 당연히 가려져야할 북녘하늘이 튼튼한 돌담벼락위로 훤합니다.
그 탐스런 거대한 나무들이 한순간에 싹 사라져버린 겁니다.
사직공원쪽에서 또 경복궁앞을 지나며 바라보니 담벼락만 길게 남아있고 담너머는 깨끗하게 치워진 것이 분명하더군요.
아 서울의 하늘이 이렇게 넓은체로 유지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희망사항으로 그려보지만,
저것은 필경 어리석은 맹바기가 노무현정권에서 묵살되었던 건축허가를 드디어 내어주었구나 하는 불길한 예감이 스칩니다.
일본놈들이 궁궐의 규모를 축소시키려고 이리 잘라 길을 내고 저리 잘라 길을 내면서
터 좋은 곳을 선점하여 마구 유린하더니 이제는 미국사람들이 멋대로 요리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니 하구많은 터중에서 하필 궁궐터라니요.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리 뻥뻥 쳐놓고 오히려 더 죽여놓은 주제에
이제는 국가에 커다란 누가 되는 행위를 서슴치않고 하는 것 같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촛불을 켜야할 시기가 또 되었나 봅니다.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군자는 두루 마음을 쓰며 편당을 짓지 아니하고, 소인은 편당을 짓고 두루 마음을 쓰지않는다.
공자님의 말씀은 사람의 심중을 꿰뚫어 헤아리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