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7. 오후 8시
대학로 씨어터소극장에서 도니제티의 사랑의묘약을 공연한다는 포스터를
출퇴근 길목에서 늘 보아왔지만 좀체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차일피일 하다가 오월말쯤에 막을 내려 놓쳤는데
다행하게도 연장공연을 하는 바람에 비로서 오늘에야 보았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7시가 좀 못 되어 퇴근하는 여유를 맛보았습니다
오전에 식사를 핑게로 오페라를 같이볼까 하여 지인께 전화연락을 드렸더니
오후에는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하여 홀가분하게 홀로 감상하였지요
디지탈피아노 달랑 한 대로 기가막히게 반주를 하는데 그 섬세한 감미로움이 온몸에 스미는 듯하였어요
소극장의 공연은 성악가의 눈빛까지 전달됩니다
관객과의 벽이란 애시당초 부재하였지요
배우들과 같이 환호하고 웃고 즐기며 노래하고 박수칩니다
돌까마라 엉터리 약장수가 무대를 주도하며 네모리노와 아데나의 사랑을 사랑의 묘약으로 이어줍니다
벨꼬레는 멋진 외모로 아네나의 사랑을 한 순간 얻어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네모리노의 사랑에는 속수무책이 되고 말았지요
이들의 노래는 유쾌하기 짝이없습니다
벨꼬레의 시원스런 성량과 우렁찬 가창이 소극장에 찌렁찌렁 울립니다
네모리노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기라성 같은 테너들의 음성으로 귀에 익숙한 곡인데도 불구하고
작은 공간에서의 교감이라서인지 배우의 감정이 깊게 스민 것 같지도 않은데 심금을 울려요
아데나의 갸냘픈 기교가 묻어나는 노래에는 아주 살짝 전율이 스쳐갑니다
의외로 만족을 주는 훌륭한 공연이었어요
커다란 오페라가 이렇게 작아져도 오히려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에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