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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jaye syo 2009. 5. 19. 00:27

통도사성보박물관 괘불탱 특별전

장소: 통도사 성보박물관

기간: 2009. 4. 30 ~ 2009. 6. 7

 

비가 질척이는 토요일 오후 일이 늘어져 밤 10시 30분에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동호대교를 지나 올림픽대로를 타고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중부내륙고속도로쪽으로 갈피를 잡아

김천 대구 경주를 지나 통도사 톨게이트로 나가 불가마사우나에 들어갔어요

17일 일요일 아침 9시 목욕재계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통도사 일주문을 통과하였습니다

성보박물관에는 커다란 걸개그림으로 수월관음도를 걸어놓았어요

 

 

 

명문이 있어 제작연도가 확실합니다

1310년 숙비의 발원으로 8명의 화원이 조성하였다고 하는군요

 

박물관 문을 들어서기가 무섭게 안내하시는 분이 웃음을 얼굴 가득 머금고 카메라는 맡겨두고 입장해야 된다 하시네요 

사진을 찍지못하게 할거란 예상은 하였지만 서운함이 내내 꼬리를 물고 따라옵니다

들어서자 430cmx254cm의 거대한 수월관음도가 중앙에 떡 걸려있습니다

언젠가 고려불화특별전에 일본에서 어렵게 가져왔다는 변상도를 보고

화려한 세필의 경지에 놀라 그 충격을 지금까지 떨쳐내지 못하고 있어

온갖 상상을 하며 기대치를 높여놓았는데 수월관음도는 역시 대단한 걸물이었습니다

한참을 넋을놓고 보고있는데 누군가가

"부처님앞에서 뒷짐을 지는 것은 불경한 일이니 손을 앞으로 합장하고 보십시요"합니다

나도 모르게 편안한 자세로 양손을 뒤로 척 돌려 뒤짐을 지고 관음도에 바싹 다가서서 관찰을 하였던 모양입니다

출근을 하였다가 집에 들릴새도 없이 입고있던 옷을 그대로 후줄근한 모양새로

그 성스러운 성물앞에서 얼쩡거렸으니 자기가 숭배하는 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이 들었겠지요

"여기는 성전입니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참배는 하지않더라도 예의는 갖춰야 합니다"

순간 리듬이 확 깨지면서 머리속이 헝크러져 버립니다

여기 박물관 아닌가요? 하는 반문이 목구멍까지 오르는 걸 가까스로 삼켰지요

강요하는 종교는 망합니다

아니 종교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데 못된 인간들이 이래라 저래라 강요합니다

헝크러진 리듬을 찾으려고 애써 진정국면으로 다른 전시관을 둘러보았지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에 젖어있다가 갑자기 촌놈이 부르는 유행가를 듣는 기분이랄까?

수월관음도의 격조가 눈앞에 아른거려 타 불교유물들의 거친 모습들이 눈에 차지를 않습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아무런 관련도 없으면서 참견하고 강요를 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를 갖다붙인데도 불합리하다는 결론에 이르도록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지요

춥다고 나무로 만든 불상을 도끼로 뽀개서 불을 때는 불자도 있는 판에 (그래서 그후로부터 불상을 돌맹이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요즘들어 지각없는 불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또 정신없이 수월관음도를 살펴봅니다

조명도 흐릿하지 불공을 드리는 단을 만들고 그위에 걸어놓았지 자세히 볼 방도가 아예 없었지요

 

 

세세히 살펴볼 수없음을 속으로 한탄하며 돌아서야했지요

카메라를 찾아 밖에 나왔더니 이게 또 옆에 놓여있습니다

구라가 쎄지요?

 

고등학생이 등록금을 걱정해야하는 시대입니다

1000만원이라나요?

등록금 걱정 안하는 교육이되도록 하겠다고 해놓고

오히려 두배로 올려놓았으면서도 쓸데없이 4대강정비를 한다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신문에 푸념을 늘어 놓았더군요

 

공덕이란 과연 무엇을 위해 쌓는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