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원동의 아침은
청자 하늘에서 꽃송이가 소복히 내려와
둥글고 커다란 나무에
무더기로 매달려
울긋불긋
짙은색 자목련은
어떤 시인이
색기 줄줄 흐르는 치마 펄럭인다고
바람든 년 같다더니
벌건 대낮에 하얀 속치마
살랑살랑
집집마다 있었지
이 동내에 이집밖에 안남았어
널찍한 예쁜마당
다 밀아버리고
저거봐
저게 집이야?
터주 할머니 짧은 탄식
하늘하늘
책을 선물받는 기쁨은 나만의 특권일까?
보름전에는 홍학의 부리닮은 꽃봉오리 삐죽삐죽하더니
탄성을 자아낼만큼 곱게 활짝 핀 자목련을 흠상하고
자료수집차 들른 홍대앞 출판사에서
너무나 고맙게도 선물이라며 책을 건내줍니다
정말 기분좋은 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