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기분좋은 날

jaye syo 2009. 4. 10. 00:40

봉원동의 아침은

청자 하늘에서 꽃송이가 소복히 내려와

둥글고 커다란 나무에

무더기로 매달려

울긋불긋

 

짙은색 자목련은

어떤 시인이

색기 줄줄 흐르는 치마 펄럭인다고

바람든 년 같다더니

벌건 대낮에 하얀 속치마

살랑살랑

 

집집마다 있었지

이 동내에 이집밖에 안남았어

널찍한 예쁜마당

다 밀아버리고

저거봐

저게 집이야?

터주 할머니 짧은 탄식

하늘하늘

 

책을 선물받는 기쁨은 나만의 특권일까?

보름전에는 홍학의 부리닮은 꽃봉오리 삐죽삐죽하더니

탄성을 자아낼만큼 곱게 활짝 핀 자목련을 흠상하고

자료수집차 들른 홍대앞 출판사에서

너무나 고맙게도 선물이라며 책을 건내줍니다

정말 기분좋은 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