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주일이 넘었나봐요
그 동안 감쪽같이 없어졌다가 오늘 아침 꼬꼬댁소리에 나가보니 어리벙벙 고양이 한마리와 기싸움을 하고 있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증만 부풀려놓고 홀연 나타났으니 오죽 기특하지 않을 수 있나요?
사람이 이다지도 영악한줄 미쳐 몰랐다네
나를 마치 영양탕의 최고봉이라도 되는 양
보는 놈마다 침을 질질 흘리며 호시탐탐 노리더군
태어나서 이렇게 살벌한 정글은 처음일세
백운봉 아래 산전수전 다 격었노라 자긍심에 큰소리쳤지만
인간들의 탐욕에는 속수무책이란걸 새삼 알겠더군
무엇이든 제 뱃속만 채우려고 눈알이 시뻘개서 뵈는게 없는게지
불쌍한 놈들
촌닭은 분명 기가 팍 꺽였습니다
반가움에 유기농흰쌀을 한움쿰 손에 들고 조심조심 다가가는데 화들짝 놀라 달아납니다
비가 온다는군요
종로5가에 나가 상추 열무 쑥갓 아욱 들깨 고추씨를 사다가 텃밭을 일궈 파종을 했지요
열평도 아니고 겨우 댓평 정도 삽질을 하는데 땀이 흥건합니다
땅속은 이미 싹을 튀우고 있어요
여러해살이 풀뿌리는 하얀속살이 오동통 꿈틀 용트림을 하는 것 같고
간혹 뒤집히는 흙속에서 지렁이는 선홍의 건강미를 자랑합니다
아무렇게나 흩뿌린 씨앗을 대충 덮어주고......
요녀석과
요녀석이 마주 대하고 있고
요놈은 마당에서 저 두놈을 응시하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태연하게 포즈를 취합니다
촌닭에게 당할만도 하지요
세놈이 닭한마리 감당하지 못하나봐요
작년과 다름없이 솟아 오릅니다
무성하고 당당합니다
기세가 좋아요
산달래도 질세라 푸른 기상을 뽐냅니다
봄앓이 슬기롭게 잘 넘기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