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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jaye syo 2009. 3. 11. 01:43

두에꼬제에 저녁예약을 해놓았는데 딸에게서 전화가 와 8시에 연극을 보려한다며 같이가자고 합니다

부장님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그렇게 하셔요" 합니다

"7시 10분까지 혜화역 4번출구에서 만나 늦지않게 서둘러 나와" 문자가 날라옵니다

연극이 끝나면 시간이 너무늦어 배가 고푸니 저녁을 얼른 먹고 가는 것이 어떠냐니까 그래서 서둘러 나왔다고 하네요

시간이 애매하여 일식집에 무조건 들어가고 봤어요

키크고 예쁜아가씨가 서툰 우리말로 안내를 하여 일본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중국사람이랍니다

산동 청도 아랫동내에서 왔다는군요 

산동에는 예로부터 사람들이 키가 크고 미인이 많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정식 한개와 생선까스 한개를 주문하여 배불리 먹은 다음 공연장인 환희소극장을 찾아갔지요

웬일이랍니까?

딸이 저녁값을 척 내는 겁니다

연극표도 두장 준비하구요

무슨 꿍꿍이일까?

뭐 돌대가리를 굴린다고 그 속내를 알리도 없고해서 편하게 연극이나 보자 마음을 바꾸었지요

안내하는 배우가 나와서 휴대폰 끄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물을 준비했다며 즉석에서 추첨을 하는데 그 선물이 콩나물 한봉지예요

또 추첨을 하며 이번에는 세사람을 뽑아 무대에서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니까

여기에 당첨되신 분은 이따가 꼭 무대에 올라와서 식사를 하라고 합니다

첫번째 당첨에 옆에 앉은 딸이 뽑혔는데 손들라고 하더니

그 옆에 계신분도 함께 손을 들어주세요 하며 나를 지목하여 두분이 뽑혔으니 한분만 더 뽑겠다고 하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저녁을 먹지않고 그냥 올 것을......

 

테이블이 딱 한개있는 그리고 메뉴도 콩나물비빔밥 딱 한가지밖에 없는 식당에서

실제로 밥을 먹으며 배우들이 공연에 열중입니다

소소한 일상을 심각한 표정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실감있게 풀어 전개하는군요

첫손님은 이혼을 앞둔 젊은 부부가 등장하여 티격태격 이혼에 이르도록 한 서로의 엇갈린 과정을 보여줍니다

두번째 손님은 지독한 공주병의 노처녀가 등장하구요

세번쩨 손님은 멋쟁이 이모와 조카인 깔끔한 대학생 그리고 고3 학생인 형제가 등장하여

그들의 갈등을 잡다한 수다로 풀어놓아요

네번째 손님으로 나와 딸 그리고 또 한 청년이 불려나가 콩나물비빔밥을 억지로 맛있게 먹는 연기를 하였지요

배우들의 고충이 먹는 연기라더니 저녁을 배불리먹고 금방 또 먹으려니......

눈치를 챘는지 남기면 벌금이라고 엄포를 놓는군요

난생처음 무대에 올라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아봅니다

다섯번째 손님은 기억이 한곳으로 남아있는 노인과 딸이나와서 애증으로 얽힌 지난날의 가족사를 이야기합니다

기억이 가물한 엄마의 무관심에 막내딸은 심한 투정도 부려보지만

엄마의 말없는 지긋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관객의 누선까지 자극을 합니다

가볍지만 즐거운 연극이로군요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소통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같습니다

예수님도 대중들과 늘 같이 밥을 먹고 부처님도 탁발을 같이하고 밥도 같이먹고 하였다지요

정말 대화가 필요한 세대를 살고있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