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골동네에 뚱뚱하고 홀쭉한 부부가 살았었어요.
뚱뚱한 남편은 뻑하면 홀쭉한 마누라를 두들겨 팼습니다.
"이년이 남의 남자에 곁눈질을 하고 지랄이야" 그러면서 팬다는 것이었지요.
낭중에 알고보니 두사람이 다 여자였어요.
그런데 어떻게 패는지 눈두덩이 퍼렇게 멍이들 때도 있었으니 이상스런 일이였지요.
훗날 동성애의 깊은 사랑은 질시가 너무심해 곁눈질은 죽음까지 불러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화는 모순에 의해 완성되는 것인가요?
성불구자인 것 같은 왕이 측근 무사와 성애를 즐긴다?
남자끼리 쪽쪽빨고 애무하는 장면을 어떻게 저리 실감있게 찍을 수가 있을까?
역겨움에 구토가 날 지경이라니.....
남녀의 성애장면은 숨어서 몰래보던 포르노비디오 수준입니다.
인간의 대리만족을 충족시키기에는 영화이상의 것이 또 있을까 새삼 숙고하게 되는군요.
유달리 집착이 강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소유욕이 또 만만치않은 동물이 인간이라고
절대로 양보없는 동물이 인간이라고
그래서 스스로 이성을 발달시킨 거라고
석가이래 양천년이 넘도록 해탈을 권고하여도 그 경지에 이르는 자 손가락에 꼽힐뿐이라고
사랑의 이름으로 서로 죽이고 죽고
그놈의 이성은 아무짝에 쓸모없고
원시적의 일들이 지금도 비일비재하고
해탈로 가는 길목에서도 예쁜 님의 모습은 아른거리고
완벽하게 어느 한군데 아픈곳이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 해탈이라고
몸과 마음이 병든 인간들의 삶을 누누히 본다
쌍화점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가슴아픈 사랑과 함께 잘 그려낸 영화이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하다.
그리고 좀더 성숙한 영화음악의 부재이다.
왜 하필 슬라브무곡의 선율이 진짜 어울리지않게 흘러야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