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김장을 하다가 한순간의 방심으로 손가락을 약간 다쳐 제법 큰 스트레스로 신경이 쓰입니다
일주일간 무조건 물을 피하라는 당부가 쏟아지고
당장에 빨래하고 몸을 씯는 일에 여간 불편이 아니예요
시네큐브에서 굿바이 칠드런을 보고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마당놀이 심청을 보고
문글로우에서 라벤터스의 재즈공연을 보고 벽 3시에 귀가하였어요
루이 말 감독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화면에 옮겨 놓았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운 면과 추악한 면을 성장기 소년의 눈으로 안타깝게 바라보아요
근엄한 성자의 모습과 저열한 소인배의 모습, 막연한 두려움에 떠는 나약한 모습, 또 의외로 당당한 모습 등을 보여줍니다
인간이 인간을 무지로 몰고가서 생명을 빼앗는다는 것은 하늘님이 하늘님의 죽이는 것이지요
저 순하디 순한 아이들을 개스실에 쳐넣어 생명을 앗아버리는 잔인함에 눈물을 흘립니다
저녁을 어디에서 먹을까?
티원에서 근사하게 먹고 갈까?
영화를 보고 길을 나서는데 자동차가 길을 꽉 메워요
상암동까지 버스전용차로를 침범하면서 부지런을 떨었지만 저녁은 커녕 한시간 반만에 간신히 갈수있었지요
벌써 징 장구 깽과리소리가 요란합니다
마당놀이가 어느새 28년의 나이를 먹었군요
유치한듯 한 마당놀이의 진행은 남녀노소 모두가 열광을 하네요
특히 고전이야기에 익숙한 늙은이들이 박장대소하며 마당극 속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삼백석의 공양미를 바치고도 아직 눈을 못뜬 아버지의 처량한 모습에 심청의 탄식섞인 아버지의 외침은 울꺽 심금을 울려요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문글로우는 만원입니다
젊은 연주자들인 라벤터스 그리고 예쁘고 가냘픈 보컬 정란의 허스키한 가창에 젊은이들이 환호성을 질러요
울고 웃고 저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젖어들고
신나는 탱고에 몸박자를 맞추고
쫄쫄이 굶다가 12시가 넘어 포장마차에서 라면한개로 ......
천국과 지옥을 오르락 내리락한 날 같아요
통금시간이 있었던 그 옛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으로 쏟아져 나왔지
수많은 인파가 몰려나와 명동을 걷는거야
지금은 자동차가 다 쏟아져 나왔군
에전엔 낭만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