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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jaye syo 2008. 11. 20. 21:45

궁합을 생각해 본다

연애든 결혼이든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난한 고행길로 접어드는 것은 아닐까?

일방의 사랑은 어렵다

그렇다면 양방의 사랑은 어떨까?

역시 쉽지만은 않다

 

부부의 도를 문헌에서 찾는다면 중용12장에서 그 용례를 볼수있을 것이다

부부의 도가 지극한데 이르면 성인이라도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다고 했던가?

 

현정은 일도 사랑도 매우 주관적으로 하는 유능한 현세대를 대표하는 여성상일 것이다

민석은 사랑이라는 한가지만에서는 현정의 결정에 늘 따르기만 하는 우리시대의 착한 남성이고

상훈은 요즘 보기드믄 아직도 가장의 책임을 절감하는 구세대의 물이 덜 빠진 순수한 총각이다

7년동안 행복한 연애를 즐기던 현정과 민석은 민석의 일방적인 그만 만나자는 통고로 아픈 상처를 남기고 헤어지고

현정과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둔 상훈은 첫눈에 반한 현정에게 일방적인 접근을 한다

상처로 남은 첫사랑의 보상심리일까 현정은 상훈과 결혼을 하는데

이들의 공통의 관심사라고는 한가지도 없으며 현정은 주말계획이 교회와 쇼핑이외에는 없고

상훈은 등산에만 집중한다

사랑은 감정이라고 하지만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 복잡한 결혼생활이 순탄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사람은 매 사랑을 확인해야하고 한사람은 꼭 말로해야 알겠니 한다면 피차가 피곤하다

양보를 강요하고 목적을 상실한다면 결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나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 그게 무서워 헤어지자고 했다며 그때는 내생각이 잘못됐었다며 현정에게 민석이 다시 나타나고

상훈과의 냉전에 이혼을 생각한 현정은 민석을 만나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며 둘은 재회한다

 

세월은 인간을 성숙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정은 사랑을 위해 노력을 하지않은 것 같다며 민석과 헤어지고

 

궁합이 왜 필요할까?

케케묵은 구습을 들춰 미신에 빠지게 하려고?

이제마는 사상의학을 창안하여 사람의 체질을 네가지로 분류하고 같은 병증이라도 처방을 다르게 하였다

권도원은 더 세분화하여 8가지로 다른 사람의 체질을 주장하여 역시 같은 병증이라도 시술을 달리하였다

특히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체질의 호오를 살펴 맞는 체질끼리 결합해야 좋다고 새로운 궁합법을 제시한다

나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영화가 아니라 내가 직접 살아보니 부부지간에는 공통의 관심사가 꼭 있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가정문화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적응하며 살기란 어렵기 그지없다

한사람이 전적으로 양보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중용에서 말하는 성인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질적인 만남에서 곱게 살아내기란 애당초 불가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정의 가정을 살펴보면 퇴직을 앞둔 그림자같은 아버지와 온 가정을 좌지우지하는 억척스런 엄마

천방지축 여동생 네식구가 판에 박힌 듯한 현대인들의 가족상을 보여준다

상훈의 가족을 보면 대가족을 이루는 요즘 보기힘든 남성중심의 전통적인 가족상을 그렸다

결혼은 서로의 양보가 관건이다

그런데 나는 양보를 할수가 없다

더구나 작은 양보를 앞세워 큰 양보를 요구한다면 황당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왜 내요구를 들어주지 않는거야?

 

문소리는 타고난 명배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