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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유물

jaye syo 2008. 9. 28. 10:22

- 이것은 국외로 반출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어 사진만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보스톤에서 손님이 오셔서 며칠간 접대를 해야했어요

이분은 고맙다며 자신의 청동조각작품을 선물로 전해주는군요

구석기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조각의 흐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기도 하고 그 변천의 역사를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조각의 원형이 구석기인들의 도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시는군요

특히 주먹도끼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전곡리 구석기선사유적지에서 유물을 몇점 발견하였는데 답례로 드리겠다고 하였더니 웃기만 합니다

그래서 금요일날 밤늦게 무리하여 전곡집엘가서 주먹도끼와 돌칼 두점을 가지고 왔지요

토요일 아침 출근하여 식탁위에 주먹도끼와 정교하게 잘라진 돌칼을 올려놓고 이분들을 불렀습니다

척 보는 순간 첫마디가 선물로는 너무 과분한 것이라며 국외로 반출하면 안된다고 사진만 찍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군요

오만분의 일 전국지도를 펼치고 전곡리 구석기유적을 소개하였지요

30여년전 미군병사가 포사격훈련을 받다가 우연히 굴러다니는 돌조각을 유심히 살피고

이 돌맹이를 학계에 보고하는 바람에 전세계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었다고요

아침식사를 하는 중에 곰곰히 생각하시더니 한점은 남겨두고 한점만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양심상 두점 모두 가져가는 것은 어긋나는 일이래요

나는 이유물을 전곡리 박물관이 세워지면 그곳에 기증하려고 보관하고 있다고 하였지요

옆에 있는 분이 묘안을 냅니다

일단 보스톤으로 가지고 갔다가 전곡에 박물관이 건립되면 다시 가지고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요

이분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집니다

얼굴빛이 상기되어 아이처럼 잠시라도 이것을 소장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박물관이 건립되면 반드시 되돌려 드리겠다고 다짐을 하시네요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에게 유물을 공개한적이 있었는데 그냥 돌쪼가리일 뿐이었습니다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고고학계의 몇분이었고 뜻밖의 외국인이 감격하여 흠상하시는군요

약 23만년전의 구석기유물이 미국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 같으면 두점을 낼름 받아챙기고 마음 변하기전에 숨겼을 거예요

외국인이지만 존경의 념이 절로 일어납니다

욕심이 나지만 이것은 내가 함부로 가져갈 물건이 아니라는 이분의 속깊은 말씀에

내 스스로 성찰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