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짝퉁왕국

jaye syo 2008. 8. 16. 23:44

문화혁명의 덧없음을 경험한 중국은

기를 쓰고 비판했던 고전의 인문학에 다시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고

요즘은 초등학교의 저학년부터 논어를 읽히기로 하였단다

올림픽개막식을 본 사람들은 잘 아시겠지만

그들이 자랑스레 내건 문장은 논어 학이편의 유명한 구절이다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멀리있는 벗이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지구촌의 선수들을 불러다가 최대한의 볼거리를 창출하며 환대하는 모습은

대국의 예의를 보는 듯하여 역시 유구하게 인본주의를 추구했던 나라답다는 인상이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않아 립싱크에 발자국 화상그래픽이 들통나며

그러지 않아도 짝퉁천국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이었는데 

전지구인의 시선이 집중된 국제적인 행사 마져도 짝퉁이라는 웃지못할 오점을 남겼다

공자님의 말씀에 有朋이라함은 멀리서 오는 손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벗을 지칭한 것이겠고 멀리서까지 찾아주는 벗에게는 믿음과 충직이 최고의 덕목이라 했는데

그래서 인간에게 仁한 감성이 없다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며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仁을 강조하였는데

그것도 실천의 덕목으로 仁을 가르쳤는데...

공자의 말씀으로 뒤이어 나오는 구절이 중국인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련만 이들은 간과하고 있다

- 巧言令色 鮮矣仁

  참기름 바른듯 말을 반지르르하게 잘하고 쓸데없이 화려하게 꾸미기를 좋아하는 자는 仁한 사람이 드물다

경제적 부국을 꿈꾸는 중국은 仁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아이들에게 논어를 읽히면서도

人本을 외면하는 지도층의 어른들은 몸소 巧言令色의 不仁한 짓을 서슴치 않고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디 중국뿐만이겠는가

광복절행사를 날림으로 해치우는 꼬라지가 한심하기 짝이없다

광화문 가람막 양옆에 거대한 풍선무궁화조형을 만들어 놓고 건국60년기념이라는데

왜 하필 복원을 핑계로 허물어버린 광화문을 배경으로 그것도 가림막앞에서 허접한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행사란 말인가

오후 1시쯤에 광화문앞을 지나다가 흉칙한 무궁화조형물을 보며 

언젠가 본 사람을 잡아먹는 거대한 꽃을 주제로 한 연극의 한장면을 떠올린다

정면 정부청사에 걸린 행사를 위한 초대형 태극기가 아래위로 짝 찢어져 두조각이 난채로 걸려있다

2시 30분쯤 지나오는데 아직도 찢어진 태극기의 흉한 모습이 그대로다

저녁 7시에 또 지나며 보니 드디어 제거되었다

거꾸로 된 태극기를 흔들며 좋아라 했다더니.....

저 흉물스런 무궁화조형물은 언제나 치우려나

말을 제멋대로 그때그때 바꾸고 또 화려하게 꾸미기를 좋아하고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행태가 저러하니 짝퉁소리 들어 마땅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