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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jaye syo 2008. 5. 24. 23:00

최한기가 그 많던 재산을 중국에서 발간되는 신간서적을 사모으는데 다 써버렸다면

전형필은 산실위기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는데 재산을 아끼지 않았지요

우리 조선은 의외로 의인들이 많았던 나라였습니다

 

올해는 오원 장승업과 그의 제자 안중식 조석진 지운영 강필주의 작품을 기획전시하였군요

 

오전의 천둥치며 내리던 비가 그쳐갈 무렵 반가운 손님이 오셨습니다

굳이 점심을 사시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성북동 피오나엘 갔지요

쇠고기 파동으로 푸성귀에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잘 먹어도 부실한 기분이 들어요

누룽지탕에 특별한 가지요리 매운짜장을 시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길건너 간송미술관이 보이네요

오원의 그림을 전시한다는데 일부러 시간내기는 그렇고 온김에 내쳐 관람합니다

김용준은 그의 저서 근원수필에 오원일사란 제목으로 장승업에 대한 짤막한 글을 써 남겼습니다

천애고아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머슴으로 심부름꾼으로 전전하다가

주인집에서 우연히 본 명청대의 화첩에 매료되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구상선생이 회고하는 절친한 친구 이중섭은 앉으나 서나 그림을 그렸다 할 정도로 습작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필력이 남다르게 하늘을 찌르는 기상이 서려있어요

오원의 그림이 그러한 느낌입니다

언듯 보면 거칠고 활달해요

자세히 보면 나름의 정교함이 그 대단한 필력을 짐작케 합니다

단원과  혜원의 그림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는가 나도 원이다 하여 吾園이라 칭했다고 하네요

호방한 사람에게 술은 오묘한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지 맨정신 보다는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붓질을 해야 손떨림없이 화폭에서 춤을 추었다니 선경을 노니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린듯 합니다

어떤이는 오원의 그림은 번뜩이는 기예만있을 뿐 문인화의 기질이 없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예술은 표현입니다

표현에 기운이 생동하도록 함은 아무나 할수있는 것은 아니지요

 

간송 전형필

국운이 쇠퇴할대로 쇠퇴한 어지러운 시기

뛰어난 감식안으로

좋은 미술품을 수집해 고이 남겨

오늘에 이르러 저 귀한 그림을 볼수있게 하였으니

그의 공적이 하늘과 같아요

어릴때 손이 귀한 큰집에 양자로 가서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고

본집의 형이 일찍 죽는 바람에 본가의 재산까지 물려받아 갑부가 되더니

오경석 오세창 부자의 영향으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막대한 사재를 털어 일본으로 반출되려는 국보급 문화재를 사들여 해외 반출을 막았지요

오원의 작품 역시 그의 문화재 사랑이 남긴 수작들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꼭 간송미술관엘 가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