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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jaye syo 2006. 4. 7. 00:35

해바라기만큼이나 해를 닮아

오늘처럼 흐린날엔

꽃술을 아예 열지않아요

아침햇살 쨍 할때 그 모습

내면에 고이 간직한 첫사랑보다 짙은

청순한 매력이 풍겨나요

 

하숙집 늘비한 연대주변 골목길

스물 안팍의 애띤 여학생 셋이

거실용 츄리닝바람에 어슬렁 나와서

전봇대 옆에 오종종 웅크려요

담배를 서로 물려주는 군요

불까지 붙여주고는 흐터집니다

각자 자리를 잡고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맛있게 쪽~ 쪽~ 빨아요

한대를 다 피우고는 스프레이를 꺼내

온몸에 뿜어 냄새를 지우는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유유히 집안으로 들어가요

 

옷에 묻어있는 냄새 정도야 그냥 두어도 소멸하지요

몸안으로 흡수된 퀴퀴한 냄새는

담배를 계속 피우는 한에는 좀체 없애기 어렵습니다

 

세월이 달라졌어요

예전 같으면 당장에 요년들하고 호통을 쳤을텐데

그냥 관찰과 구경으로 흘려버립니다

 

마당에 예쁘게 핀 민들레를 보며

언짢은 속을 씯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