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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술.......

jaye syo 2007. 12. 6. 01:20

칠십년대초에 발간된, 이미 절판이 되어버린 책을 구하기란 참 어려움이 있다

사당역 근처 헌책방인 책창고에 세권중에 두권이 있어 주문을 해놓고 혜화역에서 전철을 탄다

사람의 얼굴은 참 다양하다는 새삼스러움에 타고 내리는 승객의 표정을 모르는 사이 살피고

저 신사분은 편안하구나 저 아주머니는 매 일상이 좀 짜증나는 모양이네?

저 이는 속병이 있는 갑다 저 사람은 뭔 좋은 일이 있기에 .....

 

- 사당역 6번 출구로 나와 빵굼터에서 영화당약국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바람이 차다

온난화가 주범인가?

작년까지만 해도 벌써 내복을 꺼내 입었을 시기련만 바람 숭숭 통하는 홑바지 차림으로 잘도 다닌다

무심코 지나는데 스웨덴영사관건물이라는 작은 팻말이 보이고

지금은 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용도가 바뀌어 시민이 자유로이 드나든다 

 

헌책방은 여전히 분주하다

한참을 기다려 주문한 책을 받아들고 샛길로 오는데 미술관 뒷편이 나온다

건물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뒷면 측면 앞면을 살피고 급기야 내부가 궁금하여

육중한 문을 밀고 들어섰는데 안내원이 인사를 하며 친절하게 반긴다

 

추상미술, 그 경계에서의 유희

2007. 11. 7 - 2008. 2. 17

 

솔직히 추상미술은 엉터리가 많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뜻하지 않게 좋은 그림을 접하게 되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방저방을 세세히 살핀다

주제별로 선택된 전시로 비교적 신선한 느낌이고 천천히 둘러보는 동안

그냥 흘려버린 추상의 미감이 새롭게 인식되는 특별한 감동이 서서히 고개를 든다

 

원시적 그리움 -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지적 감수성 - 시각적 유희로의 여행

물질적 영감 - 정신적 유희로의 전환

 

문화는 어차피 답습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에 이미 그 소이연이 다 들어있는 것이다

내가 추상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게 된 동기는 엉터리를 많이 보아온 탓도 있지만

눈길을 홀리는 어지러움으로 추상이 전하려는 심오함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음에 기인하리라  

 

그래도 추상에서 미감을 찾기란 내게는 하늘에서 별따기와 같다

무엇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좋은 점도 있으려니와 그렇지 못한점도 있는 것이다

눈은 좋은 것을 보기를 좋아한다고 찬란한 르네상스 서구미술에 푹푹 길들여졌는데

규비즘이니 아방가르드니 실험정신이니 하며

어줍잖은 추상미술이 기본기조차 미숙하기 그지없는 풋내기들에 의해 무수히 쏟아져 나와

봐주기가 딱했던 이유도 애써 이해하려는 노력의 싹을 두리뭉실 뭉개버렸는지도 모른다

 

김환기의 그림을 보더라도 구상의 궁극은 추상으로 표현된다

아름답다

구상을 다 구현해본 그래서 심미안이 열린 추상은 공감을 부른다

전혀 기대 없이 무심한 상태로 감상한 한국의 대가들이 그린 추상미술

모처럼 희열을 가져다 준다

 

 추상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