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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제

jaye syo 2007. 9. 29. 21:13

- 어이 후락이 -

70년대에 이렇게 이름을 마구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당시의 재벌이라는 자들은 후락이의 손아귀에 꽉 잡혀있었다

"후락이는 죽었나?"

"아니요 아직 살아있어요 그런데 내일 모래 한다나 봐요"

 

세곡동에 터를 잡은 안숙선명창 댁을 지도가 안내하는 대로 찾아갑니다

비닐하우스 사이로 갈래길이 여럿이라서 노인에게 물었지요

"저기 가게앞길로 쭉 올라가면 멋지게 새로지은 집이 나오는데 그집이 바로 안숙선이 집이여"

 

화려한 예인의 이미지에 비해 생각보다 참 소박하게 사십니다

손수 차려낸 저녁을 맛있게 먹고 거실에 둘러앉아 약간의 담소를 나누며 단가를 청해 듣습니다

사철가에 이어 중모리 사랑가, 벗님네들, 중중모리 사랑가, 진도아리랑을 진지하게 감상하였지요

사람의 평가는 실재 살아가는 모습에서 정의하는 것이라야 정당한 것이 아닐까요?

안숙선명창의 모습은 무대에서 보다 일상의 소소한 동선에서 더 아름답습니다

 

돈화문근처에 있는 정화영선생의 개인연습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판소리의 고수로서 서울시무형문화제이시기도 합니다

대금으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하였구요

이분의 이야기속에서는 현대사의 구린부분이 여과없이 들춰집니다

지금 국악계의 난다긴다하시는 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예전에는 요정에 불려다니며 연주를 하였다는 군요

왜정때 요정정치가 그대로 대물림되어 박정희 전두환을 거치면서도 계속되었대요

아마 김형욱 이후락이 최고의 절정에 올라 그 향락을 다 누렸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행태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고 하는 군요

후락이가 상석에 앉고 재벌 몇명이 둘러앉는데 황제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분위기랍니다

그 와중에 유일하게 어이 후락이 라고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방일영이 밖에 없었다며

밤의 대통령 낮의 대통령 타령으로 넘어갑니다

 

노는 데도 격이 있다나요?

얼마나 품위있고 방탕하게 노느냐에 재벌들의 척도가 있는 것 마냥 질펀하게 퍼질렀나 봅니다

박정희도 이들의 놀이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여 밤의 영역을 양보했다는 일화를 들려줍니다

정치를 하는 놈들이나 당시의 재벌이라는 놈들의 행동거지가 이모양이었으니 나라꼴이 제대로 되겠어요?

카네기 록펠러를 잘도 둘러대면서 ..........

 

물론 사회분위기상 변혁은 있었겠지만 노무현대통령의 성과라면 저러한 꼬라지를 없애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셈이지요

끔장사 지랄이최.........

재벌들의 별명이 웃기지도 않습니다

요정에 돈을 쏟아부우며 아부를 떨어야 했던 그 시절 그 사람들의 행위가 참 부끄러운 현대사이련만

밤에 이루어지는 아수라판은 감춰지기만 합니다

정선생님은 개명한 세상이 되었건만 아직도 말하기가 겁난다고 합니다

 

과연 누구를 뽑아야 나라가 잘 될른지 심사숙고해야겠지요

 

모처럼의 나들이를 참 즐거워 합니다 

서민의 삶은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