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암을 지나 조금 오르니 부처가 바위에서 불쑥 나오는 듯한 형상의 부조가 보입니다
디오게네프는 어린시절 대리석을 다루는 장인에게 저 사람은 어떻게 바위에서 나왔냐며
신기하게 바라보는데 장인의 대답이 걸작이었지요 먼 옛날부터 바위속에 살고 있었노라고.....
성당(盛唐)의 양식이 고스란히 온 것 같지요? 저 볼떼기의 풍성함을 보세요
중국국보전에 나온 당나라 때의 인물상의 얼굴과 닮았습니다 오동통하지요
근엄합니다
입이 오목하게 들어갈 정도로 살이 쩠습니다
산등성이에 올라섰어요
"이거 먹는 버섯이지요?"
"아냐 못먹는 버섯이야 잘못먹으면 큰일나"
경상도 사투리의 억센 억양이 물씬 풍기는 호들갑입니다
나무그늘이 없었다면 진작 탈진에 이르렀을 터인데 다행이었지요
금오산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발을 옮기는 중에
커다란 버섯을 들고 나타나 먹는 버섯이냐고 묻습니다
이분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처음보는 버섯이지요 이 버섯의 특징은 비슷한 종이 둘인데 하나는 독성이있고 하나는 식용이랍니다
문제는 웬만큼 경험이 있지않고는 가라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있습니다
예쁘지요?
부처님의 형상을 하얀돌을 가지고 만든다면 머리통은 저러한 모양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구요
정상입니다
사람들은 꼭 뭘 만들어 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입니다
하늘이 구름을 밀어내자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축축한 땅은 물기를 하늘로 올립니다
산행
이 더위에 무모한 행동이었어요
산마루에 도로를 닦아놓았어요
그냥 가만 놔두지를 않는군요
용장사지쪽으로 내려갑니다
동양의 무위사상은 자연을 그대로 놔두고 바라만 보면서도 온갖 여흥을 즐겼습니다
서양의 새로운 문물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욕구를 부추겨요
불교의 유입이 사상적인 무위의 바탕에 역행하듯 눈에 보이는 사물에 유위를 자행합니다
남산만 보아도 확연해요
저 바위는 언제 저렇게 쪼개놓았을까?
탑을 만들여고?
땅이 아닌 바위와 바위사이에 수염처럼 풀이 자랐습니다
사람의 손을 타지않았을텐데 자연은 제대로 멋을 부립니다
남산의 자랑 용장사지 삼충석탑이 보여요
이 높은 곳에 뭔 의도로 저 탑을 세웠단 말입니까?
하기사 저 탑을 세우지않았던들 조상들의 흔적이 남기나 했겠어요?
무모한 어리석음이 역사에 길이 빛날 족적을 남기기도 하니까요
이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부처님의 좌대가 원형탑을 이루다니.....
이러한 양식이 어디 있더라.....???
돌을 다루는 솜씨야 불국사의 탑이나 석굴암을 봐도 알수있는 일이지만
원형 부도를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좌대에 아담한 부처를 올려
중생을 인자한 눈길로 굽어보게끔 한 저 형상은 인간 최대의 장난 같습니다
어떤놈이 감히 이것을 무너뜨리고 깨버렸을까?
우리민족은 대개 옹졸하거나 불인하지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미친놈이 나타나기도 해요
석굴암의 부처는 침침한 굴에 들어앉아 해가 솟는 동해를 주시하는데
이 부처는 높다랗게 좌정하고 해가지는 서녘을 바라보고 있군요
충주에 있는 미륵부처는 북방을 보고있던데....
역시 오동통합니다
서굴암의 부처를 닮았어요
앉아있는 폼하며 옷의 주름 얼굴의 생김생김이 그래요
간다라 풍의 모양새도 있어요
밧줄에 매달려 내려오다 보니 석탑과 부처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단한 사람들이예요
대숲을 헤치고 용장마을을 향해 내려갑니다
굵직한 소나무가 여기저기 쓰러져 자연분해되고 있습니다
이놈의 숲은 전체적으로 음산하군요
와 내눈에도 저 망태버섯이 띄는구나!
화려합니다
아름답습니다
한약방에 바싹마른 개구리가 약재로 쓰이고 있는데 아마 요놈이지 싶습니다
벌래가 뜯어먹은 흔적으로 봐서 식용버섯?
무더기로 나왔다가 지는 녀석도 있네요
참 어렵게 찍었습니다
바람에 흔들거리고 포커스가 맞지않아 애먹었지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머리속이 텅 비어버린 느낌예요
물을 세통이나 먹었지만 그래도 갈증이고 눈이 따가울 정도로 땀을 흘렸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