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속살보다 연한 대궁
밤새 솟아 길쭉한 붉은 꽃봉우리 하늘로 매달더니
내일은 내 그린님 볼따구니 꽃잎 활짝
이른봄 무수한 잎 촉수 미리 내어
동정을 대지에 올지게 잉태터니 한여름 매미 울음
태고의 고성인양 불쑥 나와 그리움 만개
벌거벗은 육신 색기 줄줄 화장모습
누님 기생의 일생 닮아 생기발랄 그늘진 안색 쉬 시들어
애만 태우다 태우다가 속없이 속절없이
무심한 굴레 윤회는 붙잡은 끈 놓을 줄 몰라
매 여름 내님 상사병 도지게 하고도 모자라
응지 맨몸에 도화빛 헤픈 웃음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