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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보전

jaye syo 2007. 7. 21. 20:00

지난 17일 현충일은 공휴일인데 정상출근하라는 엄명이다

인사동에 볼일이있어 서울대병원에서 마을버스로 종로3가에 가서 터덜터덜 걷는다

덥다 기왕에 걷는 것 인사동에서 방통대까지

그늘이 드리워진 골목길을 골라 비원돌담을 끼고 오랜만에 느긋하게 걸어본다

"지금 어디 계세요?"

"출근하여 사무실에서 대기중입니다"

"아니 내가 서울에 와서 사무실 앞인데 ...."

"아이고 서울에 오신줄 몰랐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인천에 사는 친구가 휴일이라고 무작정 와서는 전화를 해 반가움에 들뜬다

중국 국보전이 있는데 가 볼량으로 왔단다

잘 됐네 그러지않아도 언제나 틈이나려나 고대하던 참이었는데

"일단 점심이나 먹고 봅시다"

 

"자동차를 가져 갈까요?"

"세종문화회관에도 잠깐 들러야 하니까 가져갑시다"

주차가 장난이 아니다 큰 길에까지 쭉 늘어서서 꼼짝을 않는다

"한바퀴 돌아보고 여의치않으면 그냥 다음에 봅시다"

사직터널로 크게 돌아 역사박물관앞쪽으로 다시 오니 아름다운 주차공간이 나타난다

매표소에 - 입장을 하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 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문을 열고 박물관에 들어서고는 후회가 치민다

긴줄에 질리고 최소한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단다

"도록이나 사 가지고 가는 것이 어떻겠어요"

"그럽시다"

도록이 보이지않는다

밖에서 팔면 편리할 터인데 안쪽에서만 팔고있다

안내를 받아 나오는 문으로 들어가서 견본도록을 한참 보고있으려니 안내인이 사라졌다

"기왕에 들어왔으니 구경이나 하고 가지요"

그래서 거꾸로 중국 보물을 감상하게 되었다

"이거 꼭 복제품이네 채색이 엉성하고 형태가 너무 깨끗한게 여전 복제품예요"

악사와 무용수가 부조된 전돌을 전시해 놓은 방은 의구심을 먼저 들게 한다

안내인에게 물으니 100%진품이란다

그중에서 60%가 1급 중요문물이고 40%가 그 다음 국보란다

풍성한 당나라 유물부터 보면서 마음속에 찬탄이 서서히 일기 시작하고

마와퇴 유물에 거슬러 올라가며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예술혼은 대대로 축적이 불가함을 새삼 본다

어떤이는 저러한 인간의 사치가 얼마나 많은 착취로 이루어졌을까? 비관한다

나는 저러한 문화가 꽃피워지는 시기는 온나라가 평화롭고 풍성했으리라 여긴다

역사적으로 피폐해진 시기에 나온 예술품 내지 공예품들을 보면 대부분 조잡하고 거칠기 때문이다

이천년의 세월에도 마차바퀴가 구른다

돌 흙 동 나무 등등을 다루는 장인의 숨결에 전해지는 정교한 형태와 문양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도록을 보면서 후줄근한 유물들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였는데

역시 실물을 보아야 진가를 안다

경비를 줄이려고 도록을 중국에서 제작하였나보다

사진이 형편없는 게 인쇄도 한참 뒤진다

 

입구에 다달아 또 다시 전시순서대로 되집어 본다

무덤속의 부장품이 살아났다

비단이며 모직이며 그 직조의 기술에 또 문양을 구사하는 예지에 그들의 삶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사람이 아름답다 

천년이고 이천년이고 사람의 흔적이 몹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