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쨌거나 낙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적응능력이 탁월한 종이니까요
영화를 본지 며칠이 지나갔습니다
사회주의체제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암울한 이야기임에도
영화속의 군상들의 여운이 길게 남아
나름의 사회에 역할을 담당하는 따뜻한 정감이 애뜻하게 다가옵니다
거대한 문명의 산물인 폐기물처리공장
개미를 방불케 하는 작은 점과 같은 사람의 흔적이 서서히 크게 잡히면서
자본의 사회에서 이해하기 곤란한 인간부조리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작은 규칙 하나만 어겨도 강제노역의 판결로 수용소에서 노동을 해야 합니다
단순 노동은 지루하기 짝이없지요
울타리 하나로 남녀의 수용소구역이 갈라져요
남녀의 어울림은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본능에 속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서로를 쳐다보고 살갖을 맞대는 것만으로도 삶의 의미를 찾는
선한 마음이 원래의 인간의 품성이었을까요?
사랑은 무한히 주는 것인가 봐요
뭔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고 픈 아련한 마음이 남녀간에 싹트고 충만하면
그것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니러니하게도 영화는 지식인과 노동자의 입장을 환치시켜
이들의 어리석음과 선한 의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인간의 희망을 바탕에 깔았습니다
대리인을 내세운 수용소사람들의 결혼식
첫날밤의 기대와 즐거움이 무산되는 감시와 구속
그럼에도 그리운 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지구 저편에 숨어 있었습니다
종달새가 줄위에 앉아있는 걸 본 사람있나요?
제목에서 풍기는 의미심장한 풍자를 봅니다
사람의 자유의지를 사회의 규칙이라는 엉터리 틀을 만들고
그곳에 감금하려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짓인가를 고발하는 것 같아요
소수 인간의 이념이 무섭고 선동이 무섭고 그 믿음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그 사는 모습이 그래요
참 좋은 영화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