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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jaye syo 2007. 5. 28. 00:33

초파일날이었지요

시골에 사시는 전선생님이 삼성의료원에 입원중인 양선생님을 문병 오신다는 전갈입니다

민주화운동이 치열했던 80년대 전두환정권에 의해 무지막지한 고문의 후유증이

간으로 몽땅 전이되어 그 손상의 정도가 절망적인 한계에 다달아

급기야 간이식수술을 했다는 것입니다 

몹시 궁금했지요

그래서 같이 가보자고 하였더니 삼성으료원으로 오라더군요

 

생명은 신비롭습니다

 

언잰가 금산 시골마을에서 양선생님을 만났을때 몸의 고통에도 환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는데

간을 통째로 떼어내고 새로운 간으로 바꾸는 대수술을 받아 병상에 있으며

소독약으로 손을 씯고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면회가 가능한 우리를 보고

반가움에 그 환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장기제공자의 신원정보는 알려주는게 아니라는데 간곡하게 물었데요

35세의 젊은사람인데 오토바이사고로 뇌사상태에 이르러 장기기증을 한 것이랍니다

부인과 두명의 자식을 둔 가장이었데요

이젠 두삶을 살아야겠다는 양선생의 다짐에 인간의 숭고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하나님이 내 생명을 살리시든 죽이시든 하실 것인데 내가 걱정할 일이 뭐있겠어

그냥 덤덤하게 수술실로 들어갔어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겠지

깨어났는데 꼼짝을 할수가 없는거야 기를 쓰고 손가락이라도 움직여 보려고 애를 썼어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 어찌나 아프던지 고개를 똑바로 돌리고 싶은데 몸이 말을 들어야지

한참을 용을 쓰다보니까 겨우 손가락을 움직이게 되데

그래서 간호사에게 신호를 보냈어 그런데 모르는 거야 벌써 깨어날리가 없다는 거였지

간호사가 옆에 왔길래 간호사 손을 잡고 손바닦에 고개를 좀 돌려달라고 썼어

그랬더니 간호사가 뭐랬는줄 알아 쌀쌀맞게 틱틱거리며 본인이 알아서 하라는 거야

화가 머리끝까지 뻗치는데 환장하겠는 거야 그냥 패죽이고 싶더라니까

 

전선생은 친구인 루피나수녀님이랑 경기도 광두에 산다는 친구분과 왔지요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라고 연락아 닿아 병원에 모인겁니다

문병을 마치면 바로 시골로 가야하기에 겸사로 병원에서 만나자고 했다나요?

양선생 면회를 끝내고 지하 1층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눈빛이 맑은 참 아름다운 분들이더군요

 

내 주변에 간이식을 받은 사람이 두사람이 있지요

한사람은 건강하게 회복되어 잘 살고 있고 한사람은 죽었습니다

살고자하는 열정이 있고 없고가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것 같아요

두사람 다 중국에 가서 시술을 하고 왔지요

60이 넘은 분은 너무 젊은 간을 받아서인지 회춘을 하였다나요?

반면 내 친구녀석은 그만 죽고말았습니다

 

양선생님은 부디 건강하게 회복하셔야 할텐데...... 

 

 

뿌리를 저리 무참히 잘라내도 굳굳하게 살아내는 저 의지가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