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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값이 오르다

jaye syo 2007. 5. 23. 01:20

- 여보세요. 오늘 이쪽으로 오시나요?

  아 예 그러면 작은 것 다섯박스 큰 것 세박스 부탁합니다.

 

6월 1일부터 박스당 5000원이 오른다며 충분히 주문하랍니다.

만원짜리가 만오천원, 만오천원짜리가 이만원으로 대폭 오른다면서

새 가격이 표시된 선전용 홍보물을 건넵니다.

 

뒷면에 조용현의 조선일보 기사가 실렸군요.

홍천군 약산물.

대략 강원도 홍천군 공작산 일대에 샘물이 많은데

산봉우리 하나가 약물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네요.

수백년전부터 이 약물산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면 병이 잘 나았다고 합니다.

소문을 듣고 외지사람들이 몰려들어 천막을 치고 장기간 기거하면서 병을 치료하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물을 오래 마시면 바람이 잘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약 300년전 동네사람들이 합의하여 샘물이 나오는 구멍을

개가죽으로 막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대요.

왜 바람이 났을까?

현장을 답사해보니 주변의 산세가 마치 여자가 두다리를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나요?

샘물은 정확히 여자의 생식기자리 즉 옥문혈에서 샘솟더래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玉門靈水라나요?

근래에 이 샘물을 개발하여 약산샘물이라는 이름으로 시판하고 있는데

내가 주문한, 값이 대폭인상되는 물이지요.

 

"하하하... 옥문영수라... 순수 우리말은 뭘까요?"

"보지물"

이 한마디에 멋적은 폭소가 터졌습니다

"같은 의미인데 한문표기는 근사하고 우리말 표기는 좀 저속한 느낌이네요? 왜 그럴까요?"

"우리말은 수시로 저속한 의미용출로 마구 사용을 해서 욕으로 굳혀져서 일게고

 한문표기는 식자들의 은어로 은밀히 즐겼기 때문 아닐까?"

 

10여년전의 일입니다.

시골에 살때 집에 불이났어요.

졸지에 거지가 되었지요.

건축일을 하는 후배가 집에서 빈둥대지말고 노가다라도 해보라고 권하여

한 삼년간을 건축현장에서 망치질을 했었지요.

이 사람들 일년에 몇번 돼지도 잡고, 개도 잡고 합니다.

 

어느 한여름날, 일하느라 땀을 너무 흘려서 보신을 해야한다며 개를 잡았지요.

솔직히 나는 개를 먹는다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여튼 동료 일꾼들은 보신탕이라면 사족을 못씁니다.

 

개를 불에 그을려 털을 다 태우고, 깨끗하게 닦아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요.

앞다리 뒷다리 대가리 배받이 등등으로 각을 뜨고

내장은 내장대로 손질을 해서 한솥에 넣고 오래 끓이는데

기다리는 동안 제일 먼저 익은 내장을 꺼내 잘게 썰어 소주안주 삼아 먼저 먹어요.

술에 약한 나는 벌써 취하지요.

그 다음에 익는 부분이 뱃살입니다.

그 뱃살을 건져내 큼직한 도마에 올려 먹기좋게 썰어요.

어? 이게 뭐야? 이거 암캐였어?

아니 잡을 때 떼어내지 그냥 끓였단 말야?

아마 숫캐였으면 서로 쳐먹으려 대들었을텐데, 불쑥 나온 암캐의 생식기에 한마디씩 하고는

떼어버리라고 칼을 든 내게 투덜거립니다.

술에 취하면 쓸데없는 객기가 나오지요.

이 아까운 것을 어찌 버린단 말이냐 하고는 낼름 집어먹었습니다.

아! 이게 빌미가 되어 수시로 놀려대는데 이형은 개보지를 먹었다니까하는 겁니다.

한 두번은 농쪼로 참아줬지요.

허나 이놈들 틈만나면 개보지를 먹었네, 맛있습디까? 어쩝디요? 약을 올려요.

비가 부실부실 오는 날, 일은 파장이 나고 또 술판이 벌어졌는데

한두잔 오가더니만 의례 개보지타령이 나와요.

드런놈들, 오냐. 나 개보지 먹었다. 이놈들아, 느들은 개보지국물 먹은 놈들이여.

이놈들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니 그 뒤로는 개타령이 싹 없어졌어요

 

조용현이는 뭐 할라고 약수니 뭐니 하면서 옥문영수라는 웃기는 말을 해설랑.....

 

.......이책의 주제는 性이라는 문제를 많이 다룰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우리는 남자의 성기, 여자의 성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매우 단순하고 아름다운 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도덕적 타부라는 고상한 이유로 고상한 자들의 언어에서

지속적으로 회피되고 있는데 그 말은 자지와 보지라는 것이다.

자지와 보지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어떠한 표현에도 양보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을 가지며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의미의 면적을 가진다.

전통적으로 한문의 세계에서는 남녀성기의 표현으로 다음과 같이 썼다.

자지의 경우에는 陽物, 陽莖, 玉莖, 壯陽, 혹은 그냥 陽,

그리고 조선조 골계문학에서는 당시의 속어를 음역하여 緣裝이라고 했는데........

보지의 경우에는 陰門, 陰戶, 玉門, 厥穴의 표현을 썼고

조선조에서는 寶池로 우리말을 음역한 예도 있다.............

 

- 동양사상입문특강 -  여자란 무엇인가. 27p~28p 김용옥지음, 통나무, 1986.

 

기억의 연상작용은 이상한 방향을 타기도 합니다

천원, 이천원이 오르는게 아니라 한꺼번에 오천원이 오르다니.....

어째 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