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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밭

jaye syo 2025. 5. 9. 10:23

노후의 소일거리로 산 한 귀퉁이에 산나물밭을 조성하고

감악산친구가 분양해 준 각종 산나물을 이식했어요. 

몇 년이 지났으니 아주 탐스럽게 퍼져

제멋대로의 산풍경과 어우러지며 

예년과는 달리 기세 좋게 자라났습니다. 

걱정이 되긴 했으나 씨앗을 더 얻으려

나물채취의 유혹을 물리치고 그대로 두었는데 

어떤 도둑 침입자가 몽조리 따가고 심지어 대궁째 꺾어갔어요.  

 

인적이 비교적 드믄곳이라서 설마 했지요.

감악산친구는 "아끼지 마라 남존일 시킨다" 하더니 

말 그대로 도둑 좋은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慢藏懷盜 冶容懷淫

주역 계사전에 허술하게 방치하면 도둑을 부르는 꼴이라 하고

겉모습을 너무 야하게 치장하면 음란을 초래한다더니. 

아랫집 사람은 울타리를 치지 않으면 다 따간다며

형식으로나마 간단하게 울타리를 치라고 권고합니다.

흘려들었지요. 

 

곰취는 아예 온데간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