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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심청가
jaye syo
2018. 5. 7. 00:35
명동예굴극장에서 창극으로 재탄생시킨,
심청전 판소리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역활분화된 순수국악극이 무대에 올려졌다.
창극의 유형이 뻔해서 전혀 기대를 않고 갔는데
아니 흔하게 보아온 심청을 주제로 한 여러 공연을 보아온 터라
정말 마지못해 간 것이란 표현이 어울리겠다.
연출의 힘이랄까?
아니면 판소리 특유의 비감어린 창법 때문일까?
밋밋했던 감정이 공연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빠져들어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탁한 목청으로 애조가 가득한 신세타령조의 판소리 대목은 절로 눈물이 나게 하고
구비구비 힘찬 합창으로 또는 중창으로 가창의 변화를 주면서
서양의 정통 오페라형식을 취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판소리의 틀을 고스란히 유지하여 우리음악의 진수를 한층 살려 연출하였다.
우리가 심정적으로 느끼는 비극은 그 강도가
서양의 그 어떤 비극적인 공연물에서도 접할 수 없는
순수 우리의 공연물에서 발현된다는 것을 비로서 알게 되었다.
노래를 표방하면서 비극적 분위기를 한껏 나타낸다는 것은 어쩌면 해탈의 경지일지도 모르겠다.
서양 오페라의 비극은 우리의 것에 비하면 비극도 아니다.
그들은 피비린내나는 죽음의 장면을 통해 비극을 창출한다면
우리는 순전히 인간의 감정만으로 눈물바다를 이루게 할줄안다.
창극 심청가
순수 국악 오페라 한편이 탄생하였다.
손진책의 노고가 서렸고
안숙선의 도창이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