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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죽부인

jaye syo 2018. 4. 14. 00:33

이마트에서 벼개모양의 둥글고 기다란 흡사 기둥처럼 생긴 천으로 만든 죽부인이 있단다.

두개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왔는데 막상 사용해 보더니 한개면 족하다고

나머지 하나를 선물이라며 가져가란다.

이게 과연 필요할만큼 편안한 잠을 보장할까?


여름에 열대야를 조금이나마 해소해보려고 대나무를 아주 얇게 쪼개서 구멍 숭숭하게 얼기설기 엮어

사람의 몸통만하게 만들어서 이것을 끌어안고 잠을 자면 통풍이 잘되어 뜨거운 여름밤을 잘 지낼 수 있다나?

그 대나무 장태를 옛선비들은 죽부인이라 이름하고 복더위에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단다.


말캉한 속재료를 천으로 감싸 만든 이마트의 죽부인은 일단 대나무가 아니라서 짝퉁이라 하겠다.


이게 웬일?

짝퉁 죽부인을 끼고 잠을 잔 첫날

꿈속에서 아주 오랜 첫사랑을 만났다.

품에 드는 자태가 얄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