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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시어머니?

jaye syo 2010. 10. 17. 03:56

- 아들이 일을 저질렀어요

- 아니 뭔일인데요?

- 애를 배게 해서 올해 안으로 결혼을 시켜야해요

- 그래요? 아들이 몇살인데요?

- 스물두살인데 서로 결혼해서 살겠다고 하니 그냥 시켜야지요

- 아휴 아주 잘된거예요 요즘 출산율도 형편없는데 얼마나 기특해요

이웃집 아주머니는 갑작스런 아들의 결혼식을 준비해야한다며 기쁨과 시름이 깃든 표정을 짓는다

 

비유담론의 달인은 이솝이 아닐까?

도마복음을 읽어보면 예수님도 비유의 천재였음이 드러난다

장자에 숫하게 나오는 비유 또한 인간의 지혜를 더 한층 고양시키기 위한 가르침으로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인도인들의 지혜는 비유를 통해 인간의 우매함을 깨우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영감을 주며 찬란한 빛을 발한다

또 갑골문에 나타나는 점괘의 성격 또한 직설이 아닌 적당한 비유로서 사후에 미칠 위태로움을 교묘히 피해간다

하물며 주역의 점괘에 있어서랴

 

비유란 어떠한 사태에 즉하여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를 에둘러 설득하는 방편이 되기도 하는데

며칠전 경향신문에 게제된 한나라당 국회의원 장광근의 "못된 시어머니" 발언에 그만 경악을 금치못하였다

 

"4대강사업 중단요구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임신하지 못하게 하다가 임신을 하니까 낙태하라고 소리지르는 것

 이미 6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지금 낙태시키라는 것은 생명경시풍조일 뿐만아니라 말도 안된다"

 

"옥동자로 잘 크게 도와주는 것이 시어머니의 도리가 아니냐"

 

나는 시국의 여하한 사태일지라도 될 수 있는 대로 침묵하려 하였다

그러나 장광근의 이 엉터리 비유는 도저히 역겨워서 참을 수가 없다

 

동방의 인문학은 사회정의와 윤리 도덕을 중시하고 인간의 차마하지 못하는 양심을 지고의 미덕으로 삼았다

또한 하늘의 가치보다는 땅을 더 소중하게 여겨 하늘은 남성성을 땅에는 여성성을 부여하여

끊임없는 생명의 잉태를 예찬하고 또 그 생산성을 신성의 의미로 "곡신불사"라 표현하고 노래하였다

 

생명의 잉태란 4대강에 인공적인 시멘트구조물을 마구 지어놓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조성되어있는 유기농단지를 잘 보존하고 가꾸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적확할 것이다

장관근의 엉터리 비유언설을 살짝 뒤집어 보면

4대강변의 그 옛날부터 잘 조성된 농산물 생산의 터전에 풍성한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대지(며느리)의 잉태를

뱃속에 악성종양이 점점 커가고 있다고 오진을 내리고

당장에 대대적인 수술(4대강사업)을 해야 살릴수 있다며 마구 배를 갈라 산모와 아이를 다 죽게 만드는 꼴인데

이 일을 시어머니(정부)가 앞장서서 서두르는 사악하고 폭압적인 만행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저 유기농(옥동자)단지를 행여 훼손될까 잘 보살펴 주지는 못할망정 아예 싹부터 자르겠다고?

 

한나라당의 총체적인 무지일까?

저 "못된 시어머니" 발언은 전적으로 "나"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참 걱정된다

한나라당의 앞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