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7

환기換氣

- 무조건 문을 다 열고 한 시간 이상 꼭 환기시켜 매일 - 아침 일찍 일어나 딸의 명령대로 앞뒤 문부터 열어요 오늘은 망설여집니다 마치 흐린 것처럼 온통 뿌연 것이 습한 수분의 밀집이 아닌 미세먼지 가득 머금은 황사의 느낌이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창문을 열자마자 특유의 흙먼지 냄새가 코끝을 스쳐요 전염병이 창궐할수록 환기가 중요해 그러니까 잊지 말고 매일 문을 활짝 열고 알았지? 이미 출가외인이 된 딸의 엄명에 꼼짝없이 순응하는 내 모습이 한편 우습기도 합니다 화분에 물 주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이면 되니까 너무 자주 주지는 말고..... 화분에 물 주는 것과 매일 환기하는 것 오늘 같이 황사가 가득한 날은 문 열기가 정말 싫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2.04.27

갑오징어

박 선생님은 목포의 어물전에서 싱싱한 갑오징어를 하얀 상자에 얼음 가득 채워 꼭 산 것처럼 포장해 보내왔어요. 어찌 먹을 줄 몰라 여기저기 전화로 물었더니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어라 야채를 넣어 볶아먹어라 싱싱하면 회로 먹어라 등등.... 뼈도 빼내고 잘 손질해서 푹 삶아 재래식 토종 고추장에 찍어 냠냠 짭짭 먹어 봅니다. 박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지요. 그 맛이 오묘하고 매력이 있고 맛있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2.04.26

예쁜 꽃

우리 산에 산목련인지 함박꽃인지 커다란 나무에 예쁜 꽃이 피었어요. 밤나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이사이에 몇 그루의 꽃나무가 있군요. 마당에 요런 꽃도 피었습니다. 이름은 몰라요. 눈썹이 머리털처럼 자라납니다. 뭘 잘못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불과 몇 년 사이 가지런하던 눈썹이 새우촉처럼 길어졌습니다. 특히 하얗게 탈색된 눈썹이 길게 자라나요. 이발소 주인은 하얀 눈썹을 잘라주겠답니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나요? 뽑아보기도 하고 잘라보기도 했지만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 눈썹은 더 길어지는군요. 이거 어찌해야 하는지 경험이 있으신 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4.20

봄에 뜨는 달

집에 오는 길에 둥근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았어요. 아름답기가 그지없군요. 달덩이 같았던 젊은 날의 내님인가 했어요. 환하게 웃는 그대가 몹시 그리웠나 보오. 벌써 두릅은 다 따갔구려 어떤 하늘님은 참 부지런도 하오. 아직 나물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산이 어지럽소. 내 산에 나오는 두릅인데도 해마다 그 맛을 놓치고 마는구려. 보아도 보고 싶소.

카테고리 없음 2022.04.16

한음회 韓音會

아빠가 좋아하는 음악회라며 딸이 티켓을 마련해주었지요. 참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국악공연을 감상했습니다. 역시 대가들의 음색은 남다르더군요. 수제천을 시작으로 살풀이 춤이 이어지고 신명 나는 경기민요가 경쾌하고 시원하게 울려 퍼집니다. 창극 심청의 부녀상봉 장면에서 왕기석 명창의 소리는 판소리 맛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천년만세에 이어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의 수준 높은 연주는 깊은 인상을 남겨요. 아 ~ 시나위 연주는 평생 만나기 쉽지 않은 최고의 호사였지요. 왜 인간문화제라는 호칭이 위대한 것인지 의문이 풀렸으니까요. 승무도 감동이었어요. 매우 반가운 얼굴들 기업의 사회기여는 겨레의 전통문화에 힘을 쏟는 것만큼 큰 것이 있을까? 크라운해태제과의 윤영달 회장님의 후원에 응원과 큰 박수를 보낸다.

카테고리 없음 2022.04.08

사월첫날

꽃이 피는 것을 보면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건만 아름다움에 취해 품 안에 희열이 넘치도록 차올라요 갈피를 잡지 못한 체 기억이 흐려진다는 것은 미웠던 추한 마음가짐 내버리고 그대 예쁜 매력 하나 남겨 새봄 새롭게 피어나는 저 화사한 꽃을 반기는 것인지도 몰라요 거짓으로 가득 찬 사월 첫날 국정은 사라지고 넘치는 게 옷값 시비 거짓 아홉에 진실 하나 만우절은 실없이 웃어요 그대의 평안을 빌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