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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깨무는 개

jaye syo 2019. 6. 17. 22:34

아들의 손을 사정없이 물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들의 손은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어 피범벅이 되고 말았단다.

그 사랑스런 개가 한 순간 아들을 물어버린 사건은

가슴 철렁하고 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흘러 지나가자

개의 입장에서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지 않았겠냐는 이상한 동정심이 솔솔 일어나서

차마 개를 징벌하기에는 너무 불쌍하다는 얘기를 한다.


개가 사람을 물면 개의 품종을 막론하고

즉각 살처분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다.

예전에 마을에서 개에 물리는 사건은 비일비재 하였다.

그러면 마을 사람들은 그 개를 바로 잡아 솥에 넣고 푹 고아서 마을 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사람을 무는 개는 무조건 잡아먹었던 것이다.


그놈의 사람을 무는 개 때문에 가족간에 불화가 야기되게 생겼단다.

엄마와 딸은 절대로 개를 없앨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버티고

물린 아들은 그 말에 매우 섭섭하여 또 스트레스를 받고

하여튼 그놈의 사람을 무는 개만 애지중지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

아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물었다면 큰일날뻔 하였다고 주절 거린다.

아들이 물려 응급실에 실려가서 수십바늘을 꿰메고

지금도 다 아물지않아 붕대를 감고 있는데

빨리 처분해야만 될 개는 불쌍해서 계속 잘 보살피고 있단다.


아 ~ 이 집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무시무시한 폭탄을 안방에 두고 있구나.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중한 것인지 이 사람은 가치판단이 근본적으로 흐려지고 말았구나.


금지옥엽 아들이 물렸는데도

개만 불쌍하다고 징징대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