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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과 데릴라

jaye syo 2019. 4. 16. 22:05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봄은 발정의 단초를 함께 몰고 오는가보다.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삼손은 그 강철같은 심성으로 어떠한 흔들림도 없을 것만 같았다.

화사한 어느 봄날 여인의 향기를 가득 품은 데릴라의 자태에

삼손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흔들리기 시작하고

데릴라의 요염한 유혹은 서서히 삼손의 가슴에 아련한 흔적으로 남게 되는데

지엄한 하나님의 명을 어길 수 없어 애써 데릴라를 외면하지만

눈물로 호소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의 뇌쇄적인 모습에 무너져

급기야 하나님의 당부를 어기고 만다.


엘리나 가랑차가 부르는 "그대 음성에 내마음 열리고"는

너무도 매혹적인 마력이 서린듯 내마음마져 흔들어놓고 말았다.


봄의 정취는 이미 내 아파트단지에도 차고 넘치게 짙게 퍼져있다.

강인한 삼손도 저리 속절없이 무너졌는데

나같은 범부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퇴근길 폐부를 한껏 열어 꽃향기를 들이킨다.

가슴에 요염한 데릴라를 그리며.


생상스 : 작곡

로베르토 알랴나 : 삼손

엘리나 가랑차 : 데릴라


메가박스 상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