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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jaye syo 2006. 3. 14. 01:14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느껴지는 시기를 콕 집어내라면

아마도 젊어서 한두번쯤 격었을

이성과의 사랑에 푹 빠져 지내던 때가 아니였을까?

 

성북동 소스187

또 꾸역꾸역 먹어댔다

구수한 누룽지탕에다가

으깬오이위에 큼직한 소라살을 넓쩍하게 썰어 올리고

소스에 양념을 살짝 가미하여 맛을 낸 요리며

또 돼지고기 해삼 청경채를 재료로 한 해삼주스

매운 짜장면 등등

배터지는 줄 알았다

 

장면이 살던 동내인데.....

명륜동을 지나며 옛정취를 회상하듯 중얼거린다

어! 그걸 아시네? 어떻게 아세요?

아 내가 어릴때 여기서 구두닦이를 했어요

그때 중요한 인생공부를 다 한 것 같습니다

어떤집에서는 구두를 가지고 달아날까봐 부엌에 들어가서 닦으라 하고

어떤집에선 먼지난다며 대문밖에 나가서 닦으라 그래요

찬바람 불지요 참 추웠습니다

또 어떤집에서는 밥먹고 가라고 해요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어려운 시절을 끈질기게 버티며 공부를 했어요

안해 본 일 없었을 정도였으니..... 

 

이대에 다니는 여학생을 사귀게 되었지요

알고보니 엄청 부잣집딸이더군요

오르지못할 나무라는 생각이 듭디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가 미국에 유학을 같이 가자 그래요

유학을 가도 내가 벌어서 가겠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몇년간 편지가 오갔는데 점점 뜸해지더니 뚝 끊겨 버렸지요

그리고는 9년만에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 찾아왔어요

나는 이미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고 한데.....

어쩝니까 마누라에게 옛애인이었다고 소개를 했지요

그 여자 미국에서 오랫동안 혼자 살다가 50세가 넘어 결혼을 했어요

 

남의 이야기를 넋놓고 들어보기는 실로 흔치않은데

그 험한 고생의 흔적을 너무 재미있게 풀어 놓는다

 

그 배부름에도 후식으로 나온 리츠를 포크로 콕 찌른다